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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곡(思父曲)3

靑松 권규학 2019. 1. 12. 11:52

 

 

사부곡(思父曲)3 / 청송 권규학

 

 

초동한풍(初冬寒風)이 쓸고 간 자리

섣달의 삭풍(朔風)은 유난히 매서웠다

겔겔 가르르-

청솔 태워 쇠죽 끓이시던 사랑채 아궁이에

내 아버지 해소 기침소리 익어갈 즈음

서녘 하늘을 넘던 태양, 노을에 발이 데이다

 

낙동강을 낀 계평 뜰* 하늘 위로

삼삼오오 군무(群舞)를 펼치는 철새들

노을빛을 배경으로 한 폭의 명화를 그릴 때

내 아버지 구릿빛 얼굴에도

얼핏, 마른 시름이 흘러내렸다

 

아궁이 속 숯불 위

노릿노릿 익어가는 고등어 속살

무뚝뚝한 내 아버지의 무딘 사랑이

생선구이 향으로 피어오르는.(190112)

 

* 계평 뜰 : 경북 안동시 풍산읍 계평리의 들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