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10월의 마지막 날에
靑松 권규학
2018. 11. 5. 20:43
10월의 마지막 날에/靑松 권규학
한 갑자(甲子)의 가을이 엇갈린 세월
아무런 의심도 없이 내달린 시간
하루의 시간이 막을 내리고
그 꼬리를 물고 한 달이 저물었습니다
짧아서 더 아름다운 이 가을
쑥부쟁이, 구절초, 산국, 감국…,
온산 들녘엔 들국화가 장관입니다
여름꽃이 가을꽃을 불러온 자리를 따라
한 계절을 기다려준 꽃길을 걷습니다
모든 만남은 이별을 예비하고
모든 이별에는 만남의 본질이 있듯이
잘못된 길이란 있을 수 없으며
길에서 나누는 대화엔 때가 묻지 않습니다
만남과 이별이 공존하는 그 길엔
정답도 없고 아무런 문제도 없는
우리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담겨있습니다
10월의 마지막 날
아름다운 들길 위에서 당신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더 멋스러운 남자가 되고 싶습니다
당신이 말하지 않은 것을 들으려는 노력으로.(18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