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가을 고독

靑松 권규학 2018. 10. 16. 06:26

 

 

가을 고독(孤獨) / 청송 권규학

 

 

인생사(人生事) 회자정리(會者定離)

만남은 반드시 이별로 이어지지만

헤어짐은 또 언젠가는 다시 만나지는 것

 

생(生)이 한 조각의 뜬구름이라면

죽음(死)은 뜬구름이 사라지는 것

삶도 죽음도 큰 차이가 없을진대

우리는 늘 죽음을 두려워하고

죽음 앞에선 어쩔 수 없이 약해진다

 

죽음이 두렵다는 건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습관화된 나약함

잠이 부족해서 늘 피곤해하듯이

잠은 참으로 좋은 것이긴 하지만

잠보다는 죽음이 더 편할지도 모른다

 

태어났으면 언젠가는 다시 죽음을 맞아야 할

생(生)과 사(死)의 운명 앞에서

어쩌면, 태어나지 않음이 행복일지도.(18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