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주말농장

靑松 권규학 2018. 5. 26. 14:21

 

 

주말농장 / 청송 권규학

 

 

비 한줄기 쏟아지고 나면

들녘마다

푸른 제복의 계엄군이 몰려온다

 

하루가 멀다 않고

궐기하는 초목들의 반항

농부의 속내도 다르지 않다

 

나날이 밀짚모자 눌러쓰고

몸빼 바지 추슬러도

잠시도 쉴 수 없는 바쁜 일손

 

아침이슬 한 모금 머금고

햇살 한소끔 담으면

초보농군의 가슴엔 한숨이 핀다

 

아랫도리 후들거리고

구슬땀 흥건히 쏟아져도

초여름의 하루 해는 짧기만 하다.(18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