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사랑이라는 거

靑松 권규학 2017. 9. 18. 12:11

 

 

사랑이라는 거 / 청송 권규학

 

 

사랑이라는 거

알고 보면 정말 힘들고 고달픈 과정의 연속이다

힘들고 고달픈 일인 줄 알면서도

우린 벌과 나비인 양 앞다투어 꽃을 찾는다

 

장미꽃이 가시를 품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가시를 다듬어 화병에 꽂는 일을 마다치 않듯이

가시에 찔리는 아픔을 감내하고서라도

꽃의 유혹을 떨구지 못하는 나처럼

시큰거리는 무릎 보호대를 동여매면서도

산을 오르고

숲을 향하는 발걸음을 멈출 수가 없는 너처럼

그런 것이다, 사랑이란 건

 

누가 가르쳐 준 적도 없고

누가 미리 알려 준 적도 없지만

제 몸을 제맘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마치 술 취한 사람의 주정과도 같은 그런.(17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