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누군가 그리울 때면
靑松 권규학
2017. 8. 25. 09:44
누군가 그리울 때면 / 청송 권규학
해 질 무렵, 서녘 산마루에
저녁노을 땅거미로 기어들 때면
문득 지난 삶이 여울로 아롱집니다
청춘이란 이름으로 살았을 땐
이 세상 그 무엇도 거침이 없었지만
약관 이립의 신작로를 지나칠 땐
불혹(不惑)의 그늘 밑이 무거웠습니다
지천명(知天命)의 나무에 스치던 바람이
갑자(甲子) 고개를 넘어가고 나면
황혼(黃昏)이란 이름의 명패를 달고
인생의 산마루에 노을 옷을 입힙니다
한 갑자(甲子)를 넘겼다는 건
그만큼 고독을 견뎠다는 뜻
사랑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어갈수록
가슴이 시키는 대로 따르려 합니다
누군가 그리울 때면 더욱 더
노력하는 존재가 인간의 본질이기에….(17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