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서 평

황경식(동아일보사)의 '철학, 구름에서 내려와서'

靑松 권규학 2017. 7. 23. 20:45
    황경식(동아일보사)의
    
    '철학, 구름에서 내려와서'를 읽고
    
    
    철학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느니, 철학자를 점쟁이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 동안 철학이 얼마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을 해왔는가를 반성하면서 쓴 책
     『철학, 구름에서 내려와서』는 '구름 위에 노닐던' 철학을 '속세'로 끌어내려 
    불안과 혼돈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서울대 철학과 황경식 교수는 '철학과 어린이'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를 이야기하며,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어린 시절에는 누구나 훌륭한 철학자의 가능성을 갖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외국에서는 어린이 때부터 철학적 사고를 교육시킨다는 예를 들면서,
     '현대인들이 철학을 어렵고 따분한 존재로 인식하게 된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철학을 친숙하게 느끼게끔 훈련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대인들이 지금이라도 철학과 친숙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생명 공학, 정보화 사회, 성의 해방 등 '속세'의 주제들도 철학적 대상이며, 
    게놈 프로젝트의 발전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야기시키는지, 
    사이버 공간에서 자아정체성 확립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의 문제도 다루고 있다. 
    "게놈 프로젝트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 전망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러나 유전자 결정론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게놈 프로젝트 덕분에 병을 진단하기는 쉬워질지 모르지만 치료법이 제때 개발되지 못하면 
    '아는 게 병'이라는 속담처럼 인간은 더욱 불행해질 뿐이에요." 
    "다양한 자아를 표출할 수 있는 사이버 공간에서 도덕성을 유지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도덕성이란 기본적으로 이중인격을 부정하기 때문이죠.   
    자아 해방을 도모하기 이전에 익명성 때문에 발생하는 폐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합니다." 
    "가령 '임신 중절이 살인인가'의 문제를 논한다고 합시다.  
    이를 규명하려면 태아가 인간인지를 규정해야 할 테고,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의 문제로 귀결되죠.   
    이 문제를 푸는 것이 바로 철학의 역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