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서 평
권종숙(한비미디어)의 '쓴맛 단맛 감칠맛이 영업 안에 있더라'
靑松 권규학
2017. 7. 23. 20:36
권종숙(한비미디어)의
'쓴맛 단맛 감칠맛이 영업 안에 있더라'를 읽고공장의 임시직 근로자로 출발해 식품 종합메이커인 미원(현 대상) 영업본부장에 올라 화제를 모았던 권종숙(權鍾淑 63) 씨가 최근 『쓴맛 단맛 감칠맛이 영업 안에 있더라』라는 책을 펴냈다. 33년 동안 영업 외길을 뛰어온 경험과 노하우 등이 담겨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야간 고등학교를 마치고, 식당 종업원 공사판 근로자 과일 장수 등을 전전하다 군 제대 후 스물네 살 때 친척 형의 소개로 미원에 입사했다. 처음에는 현장에서 잡일을 하는 임시직 잔심부름꾼이었다가 별 기대 없이 영업사원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이후 30여 년간 국내외 영업 현장을 뛴 끝에 1993년 영업담당 이사에 올라 2천8백 여 명의 영업사원을 지휘하며 '맛 전쟁'을 이끌었다. 97년 상무직을 끝으로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현재는 육류 유통업체인 우성식품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 영업맨은 걸인이나 양반 풍류객을 한결같이 맞는 평양 기생이 되어야 합니다.' 영업의 왕도로 '철저히 현장을 뛰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말단 영업사원 시절은 물론 영업본부장이 된 뒤에도 어느 지역을 가든 반드시 새벽에 시장을 돌아본 뒤 회사에 출근했다. 시장이야말로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과 요구를 접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대응전략을 짤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에 파견됐을 때는 현지 언어를 몰라 3개월 동안 벙어리 노릇을 하면서도 신발 굽이 다 닳도록 시장 상가를 누비고 다녔다. 그 결과 5년 앞서 상륙한 일본 아지노모도 사의 도매 거래선을 완전히 빼앗았다. 하루는 8백만 원이 든 수금 가방을 들고 가다 현지인 네 명에게 머리가 터지도록 두들겨 맞았다. 그는 가방을 품속에 끌어안고 끝내 버텨 일주일 동안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또 다른 비결은 '인간적 신뢰를 쌓으라'는 것. 지방 지점장 시절 타사 제품만 취급하는 슈퍼마켓에 두 달 동안 거의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며 인사를 했지만, '우리 제품을 쓰라'로 강권하지는 않았다. 슈퍼마켓 주인이 먼저 말을 꺼낼 때까지 기다려 성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