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서 평

조창인(밝은 세상)의 '가시고기'

靑松 권규학 2017. 7. 22. 23:04
    조창인(밝은 세상)의
    
    ‘가시고기’를 읽고
    
    
    언제였던가..., 김하인 작가의 '국화꽃 향기'를 읽었던 적이 있었다.
    주인공 남여(미주와 승우)의 가슴 아린 사랑을 보고 눈시울을 적셨던 그 기억...!
    그런데 이번에 이 소설, 조창인 작가의 '가시고기'를 통해 '국화꽃 향기'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MBC TV 드라마로..., 그리고 연극으로도 나와서 정말 가슴아린 부성애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가시고기'라...!
    암컷이 알을 낳고 떠나버리면 수컷 혼자서 그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 
    헌신적인 사랑을 쏟는다는 바로 그 물고기이다.
    이 소설은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정말로 나를 많이도 울렸던 작품이다. 
    하지만 MBC에서 드라마로 방영된 내용과 소설의 내용은 많이 달랐다. 
    시인이자 아버지인 그는 아내와 이혼한 후,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보살피며 살아간다. 
    퇴원과 입원이 반복되는 시간들..., '다움이'는 의사 선생님에게 '언제 죽냐'고 묻기만 한다. 
    그리고 아이의 병이 나을 기미가 없고, 
    아이 또한 병원을 벗어나고 싶어하자 그는 아이와 한적한 시골의 산으로 들어간다. 
    산골에서의 한달 간은 그들 부자에게 있어서는 너무나 행복한 나날이었다.
    한 아이가 문 앞에서 항상 그를 기다려주었다. 
    아이가 점점 건강을 찾아가자 그는 아이가 다 나은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너무나도 짧은 행복의 순간을 신마저 시기했음인지, 
    운명의 신은 아이의 병을 재발케 했고, 다시 병원신세를 지게 된다. 
    그런데 일본의 한 학생이 '다움이'와 놀라울 정도로 같은 골수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에게는 돈이 없었다.
    그리고 얼마 뒤, 전 아내가 새로운 가정을 꾸린 채 찾아와서 아이를 데려가려고 한다. 
    옆친데덮친격으로 그 역시 간암 판정을 받는다.
    간암 말기..., 앞으로 살 날은 6개월 정도..., 그것도 병원을 다닐 때의 이야기이다. 
    그 사실을 안 그의 후배 '여진희'는 그에게 병원에 가자고 했지만 그는 가지 않는다. 
    아이는 이것보다 더한 고통을 겪었을테니..., 더 오랜 시간을 괴로워한 아이가 있으니까.
    치료비를 보태겠다는 아내의 도움도 거절했다.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뭔가를 해주리라.
    같은 출신 후배의 도움으로 불법적으로 각막을 팔았다. 
    그리고 많지 않은 시를 썼고..., 또 출판을 약속했다. 
    골수를 이식하던 날, 아이는 아빠의 눈을 보며 '괜찮으냐 ?'고 묻는다. 
    아내는 양육권이 없다면서 아이를 자신에게 보내라고 독촉하자 할 수 없이 아내에게 아이를 맡긴다. 
    그녀를 따라가면 아이의 미래는 보장되는 셈이니까...
    이식수술은 성공리에 마쳤다.    성공확률은 80%..., 완치나 다름없는 좋은 결과였다. 
    하지만 그는 아이에게서 점점 멀어져 간다.
    아내와의 약속..., 아내는 아이를 데려가는 조건으로 아이에게서 정을 떼라고 한다. 
    그리고 퇴원하던 날, 그는 이제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 
    저녁시간..., 그녀가 전화를 한다. 
    아이가 당신을 보겠다며 울며 난리를 친다고...!
    그래서 아이를 보내라 한다.    아이 혼자만을...!
    저녁시간이면 자신의 초라한 몰골을 아이에게 보이지 않아도 되니깐. 
    아이가 온다.     그 뒤에는 아내와 그녀의 새로운 남편이 서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이에게 할 말을 적은 시집과 눈물을 참으며 썼던 장부를 준다. 
    아이가 말한다.     '한 번만 아빠의 귓 볼을 만져봐도 되냐'고..., 그는 거절한다. 
    그러면 자신이 무작정 무너져 내릴 것 같아서...!
    아이에게 말한다.     
    '강인하게 살아라.  그 곳(프랑스)은 우리나라가 아니니까 10년 뒤에 다시 돌아오라'고...! 
    그리고 아이는 떠났다.     그리고 그도 무너져 내렸다. 
    자식을 보내는 아픔을 가진 채로...!
    아이가 떠난 지 3일 쨰 되던 날, 그는 병원에 입원했고 생사를 넘나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후배인 '여진희'에게 부탁해 아이와 갔었던 산골을 찾아갔다. 
    폐교에서의 아이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는 울었다. 
    그리고 눈 내리던 날 밤, 그는 아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진희'에게 자신을 일으켜 달라고 말한다. 
    아이와의 약속을 위해 그는 앉은 채로 기도를 올리고, 그 자세 그대로 세상을 떠난다. 
    산에 그를 묻었다.   
    '여진희'는 동쪽으로 관머리가 가야한다는 걸 막무가내로 무시하고 북서쪽을 향하게 놨다. 
    죽으면서까지 아이를 그리워하던 선배를 위해서 눈 쌓인 길을 그녀는 천천히 걸었다. 
    언젠가는 아이와 같이 올 길이기에...!
    이 소설..., '가시고기'를 읽으면서 참으로 눈시울을 많이도 적셨던 것 같다. 
    혹자들은 그저 그렇고 그런 애정소설인데 남자가 뭘 그렇게 눈물까지 흘리냐고 비아냥 거릴지도 모르겠으나 
    언제라도 이 책을 다시 읽는다면 또다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들을 위해 모든 걸 다 바친 눈물겹도록 감동적인 그 부성애를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걸 다줘도 아쉬운 아버지의 그 살가운 마음을 말이다. 
    과연 내가 '정다움'이의 아버지였다면 어떠했을까...?
    자식을 키우는 같은 아버지로서 스스로의 마음에 대고 자문자답도 했다. 
    그리고 그의 전 아내..., 
    그녀는 아들을 사랑해서라기보다는 자식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다움이'를 데리러 온 것이다. 
    물론 '다움이'의 재능도 탐이 나고 해서 말이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정말 그녀가 무척이나 얄미웠다. 
    하지만 그녀도 '다움이'의 친엄마이니 '다움이'에게 잘해 줄 것이라고 스스로의 마음을 다독인다.
    어쩌면 그녀 또한 '다움이'를 많이 그리워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한편으로는 '여진희'가 불쌍하다는 느낌도 든다. 
    선배를 좋아했던 그녀였기에 더욱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다움이' 아버지의 전 아내가 그의 사망소식을 듣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슬퍼할까...?   아니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까...?
    '다움이'에겐 알리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왜냐하면 그 아이에겐 너무나도 큰 충격일테니깐 말이다. 
    최근 SBS의 아침 방송에 '이브의 화원'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
    그 드라마를 통해 다시금 '다움이'를 본다.
    이 드라마에서의 어린 주인공인 '다빈이'도 백혈병을 앓고 있었다.
    비록 드라마의 주인공인 '다빈이'는 수술도 받지 못하고 죽음을 맞았지만....!
    어쨌든 이 책을 통해 새로운 각도에서의 가슴아린 사랑을 느낀 바,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一讀)을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