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종이비행기

靑松 권규학 2017. 7. 22. 02:23

 

 

종이비행기(2) / 청송 권규학

 


정녕 몰랐습니다
그대가 살아가는 삶 중에 
나 아닌 다른 인연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나날이 똑같은 삶을 살아가면서
그저 그 삶에 만족하고 사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추호의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행여 또 다른 인연의 굴레가
그대의 삶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또 다른 인연이 그대 삶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미안합니다, 이제야 알게 된 것이
당신의 인연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그토록 구차한 삶을 살진 않았을 겁니다
괜히 가벼운 종이비행기를 날려 
그대를 귀찮게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행여 그러지 않길 바랍니다
내 독선으로 그대의 마음을 상하게 하거나
그대의 습관으로 내 기분이 나빠지게 되는
그런 안타까운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진정 서로에게 장애물이 되지 않기를…

서로의 삶에 불편이나 불평불만 없이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챙겨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테지요
정녕 그러기를 소망합니다
자신의 기준으로 생각하거나 오해하지 말고
서로의 습관과 성향까지 존중할 수 있기를.(17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