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서 평

서영숙, 유애리(한국방송 출판)의 '그 길은 아름답다'

靑松 권규학 2017. 7. 21. 10:18
    서영숙, 유애리(한국방송 출판)의
    
    '그 길은 아름답다'를 읽고
    
    
    요즈음 세상이 무척이나 복잡하고 혼잡하다.
    눈만 뜨면 이런저런 사건/사고들이 온 매스컴을 도배하고, 
    남여노소할 것없이 돈(?)이란 존재에 얽메여 너도 나도 범죄의 마수에 빠져든다.
    그런데도 매스컴에서는 조명빛 화려하고, 잘 살고 있는 부유층들의 이야기만 전파를 타고 내보낸다.
    정말이지 서민들이 숨쉴 수 있는 공간들이 하나, 둘씩 이 땅에서 그 설 자리를 잃는다.
    돌아보면 살아갈 일이 막연하고, 또 막상 뭔가를 하고파도 딱히 마음에 와닿는 일자리도 없다.
    그 와중에 우리 국민들의 눈높이는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왠만한 일자리는 눈에도 차지 않는다.
    자신의 능력과 적성은 생각지도 않고 오직 일의 편함과 주어지는 보수에만 눈이 멀다.
    한마디로 3D업종(Danger, Difficult, Dirty)은 아예 회피하고 
    편하고 보수많은 업종을 선호하다보니 일자리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나름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이 세상 살아가는데 있어 보람을 찾는 사람들이 아직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 보다도 더 많다는 것이 
    우리 사회를 지탱케하는 힘으로 작용핟고 있다.
    KBS 라디오사회교육방송(AM 972㎑)의 심야 방송에 농부 시인, 식당 주인, 기업인 등..., 
    평범한 사람들이 출연해 자신이 살아온 길을 담담하게 그리고 진솔하게 털어놓는 
    '나의 삶, 나의 보람'이란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삶을 아주 흥미있게 보여준다. 
    이 책 '그 길은 아름답다'는 지난 해 6월부터 약 1년 간 
    여기 출연했던 180명 중 27명의 이야기를 다시 육필 원고로 정리한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꿈많은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 아니어서 그런지 
    발랄하거나 유쾌한 구석은 없지만 대부분 먼 길을 걸어 와 자신의 삶을 한 번쯤 뒤돌아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나름대로의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빵 만드는 기술을 익혀 서울 강남에서 손꼽히는 제과점을 일구고, 
    우리 입맛에 맞는 세계적인 빵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제빵 기능장, 앞 못 보는 이들을 위해 
    작은 마이크 앞에서 무협지, 장편소설과 씨름하며 녹음도서를 만드는 여류시인의 이야기에서는 
    맑고 고운 뜻깊음을 본다.
    장애는 장애인들의 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생활환경 속에 있다며, 
    장애 없는 세상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교수, 부동산 투기 바람을 타고 외지업자에게 팔려나갈 뻔한 곳을 
    힘들여 개간하고, 기름진 대추 농장으로 가꾼 농부의 이야기에서는 그 삶이 아름다움을 맛본다. 
    이 책을 읽으면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 가운데 오아시스가 숨어 있기 때문'이란 말이 떠오른다. 
    우리 사회가 이나마 살 만한 것은 거창한 구호를 내세우며 딴 짓을 일삼는 이들보다 드러나지 않게 
    자기 길을 성실히 걸어가는 이런 분들의 힘이 적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들의 글 뒤에 방송에 대담자로 참여했던 유애리 아나운서의 짧지만 꾸미지 않은 감상에 
    공감이 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한 때는 무조건 큰 것만을 선호하던 시기가 있었다.
    가전제품도..., 또 휴대하는 물건도..., 또 각종 구조물이나 공작물들이 무조건 큰 것을 좋아했었는데, 
    또 언제부턴가 이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구호와 함께 최소형의 기능성있는 물건들을 선호하는 시기가 
    도래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다 보니 최첨단 소형제품들이 요즈음의 젊은이들에게 인기 상종가를 내달리고 있다.
    휴대용 카메라 폰을 들고 다니며 이런저런 좋지못한 행동을 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들이 
    매스컴에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어디 그 뿐이랴.
    이곳 저곳 공공장소에까지 몰래카메라들이 등장하여 사람들의 사생활을 위협하고 있고, 
    각종 범죄에도 이 첨단장비들이 일익(?)을 담당하고 있음을 본다.
    이런 시대상황에 비추어 KBS 라디오사회교육방송(AM 972㎑)의 '나의 삶, 나의 보람'이란 프로그램은 
    듣는 이로 하여금 아주 의미있는 느낌을 가져다 주었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고, 만족하는 일을 하면 그것이 바로 행복인 것이다.
    이제 우리들도 너무 최고를 향해 치닫기보다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작은 일에도 만족하며 살 수 있는 그런 생각들을 가질 수 있는..., 
    그래서 사회환경을 맑고 깨끗하게 이끌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