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서 평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동물원'
靑松 권규학
2017. 7. 15. 20:33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동물원'을 읽고작가 「테네시 윌리엄스(1914 ∼1983)」는 「아더 밀러」와 함께 현대 미국을 대표하는 극작가이다. 본명은 「Thomas Lanier Williams」이며, 미시시피주 콜롬부스에서 출생하여 불황기에 세인트루이스에서 불안정한 청년시절을 보냈다. 미주리 대학을 중퇴하고 제화공장에서 근무하기도 했으며 1938년에 고학으로 아이오와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 졸업하였다. 대표작으로는 '천사의 싸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여름과 연기', '이과나의 밤', '우유열차는 이제 서지 않는다' 등이 있으며, 이 '유리동물원'은 자전적 요소가 짙고 시정이 풍부한 희곡으로 집안이 몰락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희곡은 회상의 형식으로 전개되는 극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과거를 회상하는 여느 극과는 달리 단순한 과거의 재현으로 관객을 과거로 유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작품에서는 과거가 관객에게 흘러 들어온다. 이 작품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는 과거와 현재가 융합된 하나의 어떤 시간이 전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불황시대 세인트루이스의 싸구려 아파트를 무대로 하여, 극단적으로 내성적이고 사교성이 없어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는 처녀 로라, 매일 밤 영화보러 간다며 바깥을 쏘다니는 동생 톰, 그리고 화려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자식들에게 지나친 기대를 하고 있는 어머니 어맨더, 이 세 사람의 가족 모두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꾸만 현실을 도피하려는 것이 이 극의 전반적인 주제를 이룬다. 이 현실도피라는 주제의 박진감을 높이기 위해서 작가는 유리동물, 낡아빠진 축음기, 일각수 등을 등장시켜 주인공들의 현실 도피처로 삼고 있다. 이러한 욕구불만으로 해서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주인공들을 효과적으로 그리기 위해, 외면적인 플롯에다 대립이나 긴장관계를 설정하는 전통적인 극 형식을 취할 의도는 작가에게는 없었던 것 같다. 따라서 사건의 전개가 아주 느려 보여주는 아슬아슬한 재미는 별로 느끼지 못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