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서 평
노병천의 '손자병법의 이해'
靑松 권규학
2017. 7. 15. 17:39
노병천의
'손자병법의 이해'孫子(孫武)는 3천 수백년 전인 춘추전국 시대의 5패(五覇), 즉 제, 진, 초, 오, 월나라 중의 하나인 「제 나라」에서 태어 났으나, 자신의 조국인 「제나라」가 아닌 吳나라 王 「합려」에게 발탁되어 쓰이게 되었는데, 그때 王에게 바친 그의 저서 「손자병법」에 제시된 뛰어난 책략과 병법전술로 인해 천재적인 병법의 대가로 명성을 떨쳤다. 흔히들 손자병법이라고 하면, “싸움(전쟁)을 함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용병술의 요령을 기록해 놓은 비급”으로써, 「장수」된 자의 필독서로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몇 구절 정도는 왠만한 사람이면 누구나 암송하고 있기도 하다. 예를들면 적에 대한 첩보/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던가,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킬 수 있는 “부전이 굴인지병(不戰而 屈人之兵)”의 부전승 사상에 대한 언급은 물론, 간접접근 전략을 강조한 우직지계(迂直之計)에 이르기 까지, 손자병법의 심오한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마치 속담이나 격언의 경구쓰듯 하며, “수박 겉핥기식”이나마 쉽사리 사용해 왔다. 또한 동서고금의 수많은 병법서의 전반적인 가치를 논함에 있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첫번째의 자리에 손자병법을 올려 놓는다. 그것은 아마, 손자병법의 전반적인 주제로 깔려있는 전쟁과 용병술의 측면은 물론이려니와 인간과 인간과의 대인관계를 포함한 출세의 비결과 도락(道樂)에 이르기까지, 인간들의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다양하고 폭넓게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적으로 광범위하게 인용되고 있는데 기인할 것이다. 그러나 용병과 인간의 처세술을 다루고 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손자병법을 최고의 병법서로 단정 짓기에는, 뭔가 마음 한구석에 깨름칙하고 미흡한 면이 도사리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하다. 왜냐하면 손자병법은 우리들이 그냥 아무렇게나 판단하고, 아무 생각없이 인용해 버릴 만큼, 그렇게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결코 안 될 무게있는 병법의 총아요, 우리들 인생 삶의 지표와 방향을 제시해 주는 지혜의 보고(寶庫)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최근에 알기쉽게 주해된 주역서를 통해 손자병법 일부분의 구절들과 난해하게 배열된 한자의 해석을 약간 파악했다고 해서 손자병법 모두를 이해했다는 듯 뻐기고 있으나 이는 그들의 인격과 지식수준이 부족함을 깨닫지 못하는 무지의 소치인 바, 만약 그 내면 깊숙한 원뜻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도 감히 말을 함부로 한다거나 가벼이 행동할 수 없을 뿐더러 아마, 모두가 그 심오한 내용에 흠뻑 취하고, 또 반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여기에서 손자병법을 완전히 이해하여 병법의 진수를 논하고, 그 깊이를 평가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며, 식자들의 병법 사례와 선현들의 연구산물로 남겨진 주해서를 바탕으로 이책의 흐름을 정리해봄으로써 손자 병법을 다소나마 이해할 수 있는 영광된 기회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할 뿐이다. 다행한 것은 손자병법을 연구하면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은 노병천의 「도해 손자병법」과 ‘93년도에 육군대학에서 발간된 군사평론 제307호에서 “손자병법의 맥리”를 예리하게 분석한 지종상(池鍾相)님의 연구산물을 통해 많은 부분을 파악할 수 있었고, 또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음에, 이 지면을 빌어서 나마 깊은 감사를 드리며, 감히 두분의 연구내용에 대한 중점요약과 함께 나름대로의 느낌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손자병법은 시계편에서 용간편까지 총 13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장이 간결하고도 체계화되어 있으면서도 용장이 갖추어야 할 식견들이 적나라하게 제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전쟁과 국가경영에 이르기 까지 전반적인 문제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병서의 총아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동 시대의 인물이었던 오기장군으로 불리는 「오자병법」과 더불어 「손오의 병법」으로 오늘에 까지 전해지고 있다. 또한 병법서에 있어 동양의 바이블은 「손자병법」이요, 서양의 바이블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이라는 말과 함께 병법서의 양대 기둥으로 찬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손자는 이 병법서에서 “전쟁은 국가의 존망을 좌우하기 때문에 경솔하게 행해서는 안되며, 상호능력을 객관성 있게 평가하여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 전쟁을 결심해야 한다”고 하였다. 즉, 싸움에 임하여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싸움에서 이겨야 하며, 또한 그 싸움에서 이기려면 이길만한 힘과 승리를 위한 수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 이 책은 병법뿐만 아니라 우리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향은 물론,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부터 승리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하겠다. 이와 관련, 군대가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 사회 경제조직인 기업은 기업경영에 있어서 반드시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 필연적이다. 따라서 군대의 병법과 인간 삶의 근본 모양에는 특별한 차이나 격차가 없으며, 다만 시대적인 조건과 당시의 상황이나 여건, 장소에 따라 수행하는 도구와 수단이 다를 뿐인 것이다. 전쟁의 궁극적인 목적이 곧, 적을 굴복시키는데 있으며, 더 나아가 자기의 의지를 적에게 강요하여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싸움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반드시 피해가 뒤따르기 때문에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켜 승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 (부전이 굴인지병 선지선자야 ;不戰而 屈人之兵 善之善者也)이라고 하여 「부전승 사상(不戰勝 思想)」을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적의 책략과 계획, 즉 전쟁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좌절 시키는 것이 최상책이며, 차선책은 적국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것이며, 부득이 할 때에서야 적의 군사력과 성을 격파하는 것으로써, 이것은 최하위책이라고 했는 바(謀攻篇), 상대적으로 우세한 군사력과 다수의 병력만으로는 결코 “전쟁에서의 완전한 승리”라고 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기 때문에 현존 전력의 정예화는 물론, 경제, 외교, 모략등의 모든 잠재역량을 결집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손자병법의 첫구절인 「시계편」에서 “전쟁은 국가존망과 백성의 생과 사를 좌우하는 중대사이므로 신중히 살피지 않으면 옳은 일이 아니다(兵者國之大事 死生之地 存亡之道 不可不察也)”고 하여 국내적으로는 다섯개 항목에 대해서 충분히 검토하고, 대외적으로는 일곱가지 사항을 잘 계산하여 쌍방의 비교 연구를 상세히 한 다음, 그 우열을 가려야 한다고 한 바, 전쟁 중심적 국가경영(經國)과 통치(治國)의 초점을 다섯가지의 국사(五事)로 설명하여, 오사(五事)에 의한 경국 및 치국의 결과, 육성되고 결집된 국제적, 국가적 전력을 일곱가지 관점에서 계량적,상대적으로 비교/평가하여,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전쟁을 결심해야 하는 당위성을 주장하였다. 즉 “전쟁을 일으킴에 있어 「오사칠계(五事 七計)」에 의해 피아를 비교해 보고, 승산이 있을 때에서야 원정 여부를 결정하고, 원정에 대한 결심이 섰으면 다시한번 궤도(詭道) 등, 이길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여 승산을 확실히 유리하게 만든 후, 전쟁에 임하라”는 손자의 전쟁관과 만전사상(萬全思想)을 느낄 수 있다. 다음 「작전편」에서는 「범용병지법 치차천사 혁차천승(凡用兵之法 馳車千駟 革車千乘)」, 「대갑십만 천리궤량 측내외지비 빈객지용(帶甲十萬 千里饋糧 則內外之費 賓客之用)」, 「교칠지재 차갑지봉 일비천금 연후십만지사거의(膠漆 之材 車甲之奉 日費千金 然後 十萬之事擧矣)」, “전쟁을 함에 있어서 전차 일천대, 치중차 일천대, 갑옷과 투구 10만개가 필요하고, 천리나 되는 먼길에 군량을 운반해야 하며, 국내(內) 및 전장(外)에서의 경비와 외교사절 접대비, 기계 정비/수리용 자재, 군수품의 조달등 하루에 천금을 소비한 연후에야 10만명의 군사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하여, 작전의 범위를 넘어선 오늘날의 「작전 + 군수」의 통합된 개념을 설명하고 있는 듯하다. 또한 「병문졸속 미도교지구야 부병구이국리자미지유야(兵聞拙速 未覩巧之久也 夫兵久而國利者未之有也)」, 「고 부진지용병지해자 측불능진지용병지리야(故 不盡知用兵之害者 則不能盡知用兵之利也)」, 즉 “전쟁은 불비한 점이 있더라도 빨리 결말을 봐야 한다는 말은 들어 봤어도, 교묘한 술책으로 오래 끌어야 한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무릇 전쟁을 오래 끌어서 나라에 이로운 것은 이제까지 없었다. 그러므로 전쟁을 함에 그 해(害)되는 것을 충분히 알지 못하면, 전쟁의 이(利)를 충분히 알지 못하는 것이다”고도 했다. 여기에서 손자가 주장하는 본 뜻은 곧, 완벽한 준비를 갖춘 후에 총력을 집중하여 속전속결로 「완전한 승리」를 얻어야만 하며, 이를 위해 가시적 군사력외에도 비 군사적 요소인 경제, 외교, 모략을 포함한 정치력과 정보능력이 중시되어야 하며, 전과에 대한 지나친 욕심을 부리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장기화되게 되면 오히려 더 큰 손실을 감수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에 「시계편」의 신중한 승산판단을 통해 전쟁을 일으켜 승리했더라도 국력이 탈진되고 군이 약화되는 승리일 경우, 그 폐해를 틈탄 주변제후들의 궐기를 막을 길이 없게 된다(屈力單貨 則諸侯乘其弊而起 雖有之者 不能善其後矣)는 승리의 폐해를 경고하고, 승리함에 따라 더욱 강해질 수 있는(勝敵而益强), 이로운 승리(勝之利) 추구가 도리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로운 승리란, 적을 살륙하여 적개심과 저항의지를 강화시키는(故殺敵者怒也) 대신, 적으로 부터 식량을 탈취(因糧於敵)하고, 물자와 장비를 노획(而更其旌旗 車雜而乘之)하고, 적병까지 포획, 선무하여 자기편으로 만들어(卒善而養之), 적을 물리적,심리적으로 약화시키는 반면, 나는 강화시키면서 승리하는 개념을 말한다. 「모공편」에서는 “전쟁을 하는 방법은 적국을 온전한 채, 그대로 두고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며, 적국을 깨뜨려서 굴복시키는 것은 차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상대편의 목숨이 완전히 끊길 때 까지 무찔러 버린다고 하면 그만큼 이긴편의 전력을 소모해야 함을 의미한다. 될 수만 있으면 양쪽 모두 피를 보지않고 적군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하여, “적과의 직접적인 무력충돌에 의한 파승이 아닌, 장수의 지략과 모책만으로 적을 굴복시키고, 온전한 상태로 천하를 다투는 전승만이 최선”임을 들어 “승적이익강(勝敵而益强)”의 이상을 제시하고, 그와같은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힘의 우세를 통해 적을 사로잡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손자는 여기에서 “고용병지법 십즉위지 오즉공지 배즉분지 적즉능전지 (故用兵之法 十卽圍之 五卽攻之 倍卽分之 敵卽能戰之), 소즉능수지 불약즉능피지 고소적지견대적지금야(少卽能守之 不若卽能避之 故小敵之堅大敵之檎也)”, 즉 “적과 전쟁을 할 경우, 10배 이상이면 포위할 수 있고, 5배 이상이면 공격할 수 있으며, 2배 이상이면 분할운용할 수 있고, 적보다 대등하거나 약간이라도 우세하면 싸울 수 있고, 적보다 열세하면 지켜야 하며, 상대가 안 될 정도로 열세하다고 판단되면 피해야 한다. 그러므로 적은 병력을 가지고 많은 적과 대적하여 끝까지 버티고자 하면 포로가 될 수 있다”고 하여, 결코 무리한 승리를 요구하지 않고, 온전한 승리(全勝)와 이를 위한 압도적인 힘의 우세를 통해 적을 격파하는 경제적 전쟁을 강조하고, 피아 전력비별 부대운용 요령과 상하간 역할 분담 및 승리획득 조건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군형편」은 시계편의 경국과 치국, 즉 수도이보법(修道而保法)으로 일체화 시킨 중(衆)을 군(軍)으로 취합한(聚衆合軍) 군 형세의 이상형을 논하고, 그 이상형과 관련시켜 전승(全勝)의 동.정적 원리를 일반론으로 종합, 설명함으로써 군의 형세가 전승추구에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하여, 군주의 정사 측면과 장(將)의 용병술 측면의 논리를 연계시켜 병세편 이후의 용병술에 관한 논리 전개의 초점을 제시했다. 또한 어떻게 해야 승리를 획득할 수 있고, 또한 어떠한 승리가 가장 바람직한 승리인가를 설명하면서 먼저 패하지 않을 군사적 태세를 갖추고, 나의 역량과 적 상황에 따라 지킬 것인가, 공격할 것인가를 결정하며, 적을 패배시킬 기회가 포착되면 “천 길 계곡위에 가둬놓은 물을 터트리 듯 (若決積水於千 刃之谿者 形也 : 약결적수어천인지계자 형야), 압도적 우위의 역량으로 공격”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즉 군(軍)을 움직이기에 앞서 군의 태세는 적이 승리할 수 없게 만든 상태(先爲不可勝), 패배할 수 없는 입장(立於不敗之地), 나의 형세를 알 수 없게 만든 태세(藏於九地之下)를 갖춘 후, 그 태세로 적을 맞아 움직임에 따라 기회를 포착하고(以待敵之可勝), 노출된 적의 패배기회를 놓치지 않으며(而不失敵之敗也), 적의 모든 활동과 의도를 다 알고 군을 움직여(動於九天之上), 능히 자기를 보전하면서 전승을 달성한다(能自 保而全勝)는 이상적인 용병의 원리를 제시하고 있으며, 군주의 차원에서 장의 차원으로, 정치에서 군사로, 정사에서 용병술로의 원활한 논리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병세편」에서는 兵의 기세자체 속성(其疾險 其節短)을 분석하고 이상형을 제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군형(軍形)이 장(將)에 의해 전장의 기세로 전환되고 허실과 군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일반론으로 종합하여 그 이후편의 논리적 기반을 제공한다. 軍形이 전세로 전환되는 원리와 허실편과 군쟁편으로의 변화를 일반론으로 설명함에 있어, “허(虛)는 세(勢)가 가해져야 하는 곳(兵之所加)이며, 실(實)로 허(虛)를 치는 형상은 마치 벼룻돌로 계란을 치는 것과 같으니 그것이 바로 허실(虛實)이다.”(如以가投卵者 虛實是也) 또한 병(兵)의 세(勢)를 만드는 것은 궤도(詭道 : 奇道:用兵의 智略)이며, 궤도란 적에게 이(利)를 보여주어 허를 노출하게 움직여(故善動敵者 ; 形之 敵必取之, 予之 敵必從之 ; 以利動之) 실(實)로 기회를 기다리는 것(以實待之)이니, 그것은 바로 군쟁의 원리들이라고 했다. 또한 “전승(全勝)을 하려는 將다운 將帥는 자신의 차원에서 만들어야 하는 勢를 통해 全勝을 추구할 뿐, 각개 사졸(士卒)이나 병중(兵衆)에게 승리에 대한 책임을 지우지 않는다”라는 의미로, 세(勢)는 군주(君主)에 의한 정도(正道)의 행(行) 결과로 취합.조직(聚合.組織)된 군의 형(形)이 將의 奇道를 통해 전장에서 발휘됨으로 각개 士卒이나 兵衆의 직접적인 싸움에 의존한 破勝이 아닌 全勝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그와같은 形과 勢를 만드는 君主 및 將帥의 道와 智略에 승부를 걸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虛實篇」은 적의 허를 탐색 및 조성하여 실(實)로 격파한다는 개념으로, 이(利)와 해(害)로 적을 움직이도록 만들어(能使敵人...利害), 허를 노출시키고, 적의 형세(形勢)를 드러나게 하는 반면, 나의 형세(形勢)는 알지 못하게 함으로써(形人而我無形), 나는 주도적으로 결전의 시간과 장소를 선정하는 반면, 적은 그것을 모르게 하여(知 / 不知戰之地 / 日), 허를 노출시킬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아전적분(我專敵分)의 정적 원리를 논했다. 「군쟁편」에서는 내가 계획적으로 간접접근(迂直之計)하여 적을 유인 또는 교란시키고, 적을 분산 시킨 후, 집중을 달성하는 동적인 원리를 설명하면서 추가하여 군의 기세와 장의 마음을 다스리고 교란시키는 심리적 관점(治氣, 治心) 및 군의 힘을 보존하고 낭비케 만드는 관점(治力)에서 아전적분(我專敵分)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즉 뒤늦게 출발하여 먼저 도달하는(後人發 先人至) 것을 간접접근으로 정의, 직접접근의 폐해를 설명함과 동시에 간접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구변편」은 용병술의 실제적 원리를 다루는 첫편으로써, 진정한 용병술이란 “무한히 변화하는 지리의 이(利)를 터득하고, 더 나아가 무궁하게 변화하는 사람을 부리는 술(術)에 통할 수 있는 경지”로 정의하여, 행군, 지형, 구지편 논리의 초점을 설정하고, 더 나아가 지리의 일반적인 유형과 그 이점의 변화 및 治兵上의 과도함으로 빚어질 수 있는 위험 등, 상황변화의 다양성을 들어 用兵과 治兵의 실제에 있어서 상대적 우위 달성을 위한 분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행군편」은 지형의 이점을 활용하여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군을 처하게 만드는(處軍相敵) 원리와 징후에 의한 피.아 군 내부의 취약점을 파악하는 원리를 논하고, 내부 취약점과 관련시켜 집중은 양적 우세만이 아닌(兵非貴益多也), 질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함을 정적인 관점에서 설명했다. 「지형편」은 동적관점에서 왕래 가능성에 따라 지형을 여섯가지 유형으로 분류(凡此六者 地之道也)하여, 유형별 적 상황에 따른 용병의 이해득실을 구분하고, 용병 및 치병의 과오로 야기될 수 있는, 패할 수 밖에 없는 여섯가지 군의 유형(敗之道)을 논함으로써, 용병의 실제는 지형이 제공하는 이해득실과 군의 내부상태를 함께 고려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로 볼 때, 행군편은 실제상황에서 군을 행하는 원리를 정적 관점에서 설명한데 비해, 지형편은 군을 행하는 실제 상황의 다양한 형에 따른 용병과 치병의 원리를 동적 관점에서 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용병술 측면의 마지막 편인 「구지편」은 용병술의 개념적, 실제적 제원리들을 국제적, 국가적, 작전적 제차원에서 종합하여 결론짓되, 지리적 실제는 9가지 유형의 전략지리로 종합하고, 인간관계의 실제는 주로 인간의 심리적 측면으로 고찰하고 있다. 즉 아전적분(我專敵分)의 국제적 관점은 전략지리 유형별 용병의 원칙을 주로 심리적 측면에서 주변국과의 관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제시한 구절과 대국을 정벌한 후, 적국의 衆이 再 聚合되는 것을 막고, 전승의 위세를 주위에 떨쳐 주변국가들이 반동맹을 형성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국가적 차원은 대국을 정벌한 후, 상대국의 중(衆)이 재 취합되는 것을 막고, 全勝의 위세를 가하여 분산된 부대들이 상호 합류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夫覇王之兵 伐大國 則其衆不得聚 威加於敵 則其交不得合)으로써, 작전적 차원의 아전적분(我專敵分)은 주로 지리적 이점과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개념으로, 적은 내부이간 및 반목 조장으로 분리.붕괴시키며, 나의 부대는 돌아갈 수 없는 곳(投之無所往)이나 위험지역(投之於險), 또는 사지에 의도적으로 빠뜨려(陷之死地), 진력을 다해(士人盡力) 결사적으로 싸우게 되는 것을 설명한다. 「화공편」은 전승의 결과 처리, 즉, 전쟁을 종결함에 있어서 「시계편」 개전 결심과 동일한 이상적.합리적 계산과 판단을 재 강조함으로써 전편에 걸쳐 의미를 갖는다. 「용간편」은 손자병법의 최종편으로써 병법 제 논의의 전제이면서, 군을 움직이기만 하면 탁월한 승리를 달성할 수 있는 전제(所人而勝人 成功出於衆者)라고 말할 수 있는 “적에 관해 아는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룸으로써 병법서의 결론으로 마감했다. 즉, 병법 전편에 걸친 제 논리와 개념들은 “적을 알고 나를 알며, 더 나아가 무상한 상황변화속에서 그 상호작용 관계를 알고 있다”는 것을 기초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관념적으로나 실천적으로 그것을 전제하지 않는 한 무의미한 논의로 전락된다. 따라서 손자는 병법의 전편에 이르는 맥리와 맥락의 전제조건인 “아는 것 : 知” 중, 적을 아는 문제를 간자를 부리는 원리로 종합 설명함으로써 병법서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손자병법의 개념은 전승을 위한 아전적분의 개념을 저변에 깔고, 전쟁과 용병술을 논하고 있는 바, 그 일관된 사고와 사상적 특성은 다음의 다섯가지로 파악된다. 첫째, 전쟁 중심적 사고이다. 손자는 시계편에서 치국과 경국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으나, 그건 평화를 위해서가 아닌, 오직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해 논했을 뿐이며, 작전편에서 전쟁의 폐해를 강조했지만, 그것은 전쟁억지 및 예방의 중요성을 설명한 것이 아니라 전쟁에서의 이로운 승리, 즉, 승적이익강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며, 모공편의 비전과 부전 역시, 국태민안을 위한 비전(非戰)이 아닌, 적을 굴복시킨다는 일관된 목적달성의 방법으로써 부전(不戰)을 말하고 있다.(“不戰而 屈人之兵”, “屈人之兵 而非戰也”). 또한 얼핏보면, 군형편에서 “승리는 공격에 의해서 이루어 진다”고 하여 전쟁에의 적극적인 사고를 보이다가도 마지막 13편인 용간편에서는 전쟁을 회피하는 듯한 소극적인 성향을 보이는데 사실은 손자병법의 전편에서 전쟁수행의 소극적인 면보다는 오히려 매우 적극적인 사고를 내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둘째, 온전한 승리(全勝)를 위한 용병술의 제 원리를 논하고 있는 바, 전승을 위한 조건으로써 자국의 침략에 의한 자국영토의 전장화를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散地則無戰)는 것이다. 세째, 신중한 정세판단을 한 후, 승산이 있다고 판단이 되면 기습에 따른 파괴와 혼란, 그리고 심리적 충격회복등의 장점이 있는 선제기습을 강조한다. 네째, 군주와 장이라는 최고 차원의 전쟁 및 용병술만을 논하고 있으며, 그 하위차원의 무력충돌은 필연적으로 파괴와 혼란을 동반하기 때문에 전승의 차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용병술은 물론, 정신적인 제 문제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장수에게 있기 때문에 손자병법 전편에서 논의되는 제 개념들은 전승이란 궁극적 목적과 전쟁 중심적 사고, 선제전 및 전쟁과 용병술이라는 최고 차원/관점에서 해석하지 않는다면 孫子의 원 개념에 접근하기 어렵게 된다. 다섯째, 손자병법의 논리전개 형식은 전체와 각편, 편과 편간의 개념적 연결은 물론이려니와 연결구를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어느 한편의 논리만으로는 그 의미를 파악할 수가 없으며, 반드시 전.후편과 전체의 개념을 개관하여 각 편과의 개념적인 연계를 이해해야만 그 원뜻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이상에서 분석/요약한 바와 같이 손자병법의 전편에 걸친 내용들은 장교의 길을 걷고 있는 우리들 모두가 반드시 읽어야 할 필수불가결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바, 특히 제 1 편인 시계편에서 원정을 위해 피아를 비교하는 「5事 7計」와 實을 피하고 기만과 교란으로 적의 허를 노려야 한다는 14가지 승리비결(詭道)은 우리모두에게 있어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이와같은 개념으로 일관된 손자병법의 논리전개 형식은 개념적 원리로 부터 실제적 원리로, 일반론으로 부터 정적, 동적, 종합적 논의라는 일관된 형식을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에서와 같이 손자병법서에 나타난 손자의 전반적인 주장은 우리가 대부분 긍정하고 있으면서도 행동으로 옮기기는 정말 어려운 것들이다. “이기고 지는것은 반드시 갈라 선다는 말이며, 또 이겼다고 해서 뻐기며 기뻐하는 자는 실로 이긴 자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은 이긴 자가 겸손해 하지 않고 무례해 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진리라는 것을 지극히 평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바, 병법의 진리 역시 지극히 평범한 사실에 근본을 두고 출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쟁에 있어서 이론과 실제상의 차이는 그때 그때마다의 상황에 어떻게 적절히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며, 실제 상황에 적응이 안되는 이론은 결국 탁상공론으로 끝나 버릴 것이다. 따라서 손자병법에서 보여 준 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들은 굳이 전쟁에만 쓰여지는 것은 아니며, 군대조직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사회인들에게 꼭 필요한 삶의 양식이 될 수 있을 것인 바, 복잡한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이를 유효적절히 활용할 수만 있다면 삶의 활력소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혜로운 삶을 살아 가는데 있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