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꽃 아닌 꽃의 연가
靑松 권규학
2017. 4. 28. 17:53
꽃 아닌 꽃의 연가 / 청송 권규학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 하듯이
꽃도 그저
꽃이란 이름으로 부르기로 하자
굳이 다른 이름을 붙여
꽃의 이름에 오점을 남기지 말자
필 때도 꽃이란 이름이 듯이
질 때도 여전히 꽃이란 이름일 테니
이제나저제나 언제 어디서나
꽃의 이름으로 살고
꽃의 이름으로만 불릴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어느 날엔가 가시가 돋았다
더는 꽃이 아니었다
스스로 꽃이길 거부했다
그때부터 꽃은 꽃이 아닌 꽃이었다
봄이 왔다, 그리고 봄은 갔다
계절을 따라 그렇게 꽃도 떠났다
모두의 마음을 아리게 한 꽃
언제쯤일까, 꽃 아닌 그 꽃이 다시 필 날은.(17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