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세월 도둑
靑松 권규학
2016. 12. 22. 17:46
세월 도둑 / 청송 권규학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사라졌는가
잠시 눈 감았다 싶었는데 보이질 않네
그제가 어제 같고 어제가 오늘 같은데
강산도 변하고 세상도 변했구나
어디 있는가 내 유년의 벗이여
그 많던 머리숱 팽팽하던 피부
누가 가져갔으며 누가 훔쳐갔는가
혈기왕성한 젊은 시절 어디로 가고
반들반들 대머리에 희끗희끗 귀밑머리
주름살 가득한 세월의 흔적이여
오는 세월 막을 수 없고
가는 세월 잡을 수도 없으니
훔쳐간다 한들 가타부타 어이하리
한 세상 빈 손으로 와서 빈 손으로 갈 인생
잃는 다 한들 아까울 게 없어라.(16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