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가을이라서 좋다
靑松 권규학
2016. 10. 6. 10:24
가을이라서 좋다 / 청송 권규학
누군가 그랬다
가을은 쓸쓸한 계절이라고
팔랑팔랑
바람에 떨어져 날리는 이파리들
썰렁하니
텅 빈 가슴을 훑고 지나는 바람
왠지 모르게 외로워지고 싶은
하지만 가을은 낭만의 계절이다
황금들녘의 벼이삭이 고갤 숙이고
고추잠자리 유유히 떠다니는 하늘
길섶엔
연보랏빛 아름다운 쑥부쟁이
하얀 얼굴로 미소 짓는 구절초
꽃잎 가득 새치름 가을이 앉아있다
바람 불어 좋은 날이 있다면
바람 불어 나쁜 날도 있듯이
그저 그냥 참으로 좋다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그리우면 그리움 그대로
좋다, 무작정 좋다
가을, 가을이기에 더욱.(16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