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거미줄(1)

靑松 권규학 2016. 8. 13. 22:35

 

 

거미줄(1) / 청송 권규학

 

 

출근 길, 대문 위에 거미줄이 보인다

거미는 자신의 삶을 위해

쉬지 않고 거미줄을 치고

먹잇감이 걸리기를 기다린다

 

햇살에 반짝이는 영롱한 이슬 사이

거미줄에 걸린 주검을 볼 때마다

왠지 모를 아픔을 느끼면서도

약육강식의 법칙에 마음을 삭인다

 

사람도 생존을 위해 거미줄을 친다

내가 치는 거미줄은 삶을 위한 것이기에

평생 동안 자신의 거미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대문 위 거미보다 더 치열한

아픈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를.(1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