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간이역(簡易驛)2

靑松 권규학 2014. 12. 23. 17:01

 

 

간이역(簡易驛)2 / 청송 권규학

 

 

앞만 보고 달려왔다

천리마처럼

꼬물거리며 기어도 봤다

달팽이처럼

 

마음에 가득 찬 욕심을 버리고

돌아본 세월

어느새

반백을 한참 지나 중년을 넘기는구나

 

이제

코앞으로 다가선 육갑자의 회차역(回車驛)

 

살아온 세월과 살아갈 세월

그 긴 여정의 회한(悔恨)이 교차한다

 

무엇이 더 중요할까?

살아온 삶과 살아갈 삶 중에서….

 

모두가 다 소중한 삶의 이정표겠지만

무엇보다 더 소중한 것은

'살아있다'는 현실이 아닐까?

 

그 현실의 간이역(簡易驛)에서

지금도 머무는 것일 테니까.(121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