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겨울 나그네

靑松 권규학 2014. 11. 21. 00:30

 

 

겨울 나그네 / 청송 권규학

 

 

알록달록

아름다운 가을 단풍들

 

만추(晩秋)의 가랑비에

온몸을 털어내는 요즘

 

그 산산하던 소슬바람마저도

살며시 비켜가던 그곳으로

 

겨울

겨울이란 계절이 비집고 들어선다

 

차마 다 토해내지 못한

가을의 마지막 울분인가

 

한꺼번에 쏟아내는

때늦은 빗줄기가 초겨울의 하루를 연다

 

아마도 이 비 그치면

겨울은 눈 깜작할 새 가을을 덮칠 테지

 

맨살을 드러낸 나무들 앞에서

온몸으로 흐느끼는 너, 겨울 나그네.(14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