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폭포수, 우리의 삶과도 같은
靑松 권규학
2013. 8. 23. 19:33
폭포수, 우리의 삶과도 같은 / 청송 권규학
뜨거운 여름
태양이 작열하는 이런 계절엔
떨어지는 폭포수 아래
만사를 떨치고 드러눕고 싶다
한 방울 두 방울
작은 물방울이 한데 모여
거대한 물줄기를 이루기까지
굽이굽이 먼 길을 말없이 흘렀으리
그 길고도 긴 여정(旅程)에는
기쁨의 꽃이 핀 아름다운 들길과
슬픔과 회한의 가시밭길을 지났을 테고
고난과 질곡(桎梏)의 계곡도 건넜을 것이다
그렇게 먼 길을 돌고 돌았기에
지금, 여기 이 자리
이토록 힘찬 폭포수로 쏟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여름 끝, 가을 시작이다
때론 세게, 때론 약하게
쉼 없이 옆구리를 찌르고
등을 때려 긴장을 주던 물살
가을 소식에 조용히 물러갈까나
그래, 그랬으면 좋겠다
처서(處署)의 소슬바람에
뙤약볕이 저만치 물러나 앉듯이
우리네 삶의 고민도 모두 사라졌으면….(13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