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당신의 이름 석 자

靑松 권규학 2013. 3. 3. 15:33

 

 

당신의 이름 석 자 / 청송 권규학

 

 

어느 날 문득, 수첩의 맨 앞장에 적힌

당신의 이름을 지웠습니다

휴대전화 친구 목록에서도

당신의 이름표를 없앴습니다

 

당신은 정녕 내 곁에서 멀어졌나요

아니면,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인가요

 

평범한 지인(知人)의 이름은

가나다, 순서대로 나란히 적고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은

수첩의 맨 앞에 적는다지만

 

당신의 이름 석 자

전화번호 열한 자리

수첩의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세상에 하나 뿐인 당신의 이름

바람불면 날아가고

비가 오면 비에 젖고

손을 타면 닳아 없어질세라

 

보이지 않는 깊고 깊은 곳

마음속 깊은 곳에 새겨 넣었습니다

당신은 나 하나의 사랑이기에.(13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