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행복이 사는 곳(2)
靑松 권규학
2012. 10. 4. 14:28
행복이 사는 곳은(2) / 청송 권규학
이 세상에 큰 울음으로 와서
사랑이란 이름을 품을 때까지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질 않았습니다
배운 게 없어 멸시당하고
가진 게 없어 업신여김을 당하던 시절
돌아보면 너무도 아프고 시린 세월이었습니다
남에게 손가락질받지 않기 위해
덜 자고, 덜 먹고, 덜 쓰며
주경야독(晝耕夜讀) 절치부심(切齒腐心)했습니다
그때까지는 몰랐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채우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채울 수가 없으며
마음을 비워야만 비로소 행복해진다는 걸
마음 안에 담긴 탐심(貪心)을 버려야
인생의 고운 열매가 맺히듯이
내 것이 아니라면 일찍 버려야 하며
비록 버리진 못할지라도
굳이 남의 것을 빼앗아서
내 것으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뼛속에 스미는 추위를 꺾지 않고서
봄볕의 매화향기를 얻을 수 없듯이
시련의 강을 건너보지 않고서
어찌
세상이란 험한 강에 몸을 던지리
세상만사, 모든 게 그렇습니다
네가 옳다, 내가 옳다, 따지기보다는
그저
둘 다 받아들이면 모두 하나 되듯이.(12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