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달타령(1)
靑松 권규학
2012. 8. 8. 21:04
달타령(1) / 청송 권규학
참으로 이상도 하다
가는 발길마다 따라다니며 시린 입김 흩뿌리는
저기 저 달, 정말로 요상하다
해를 삼킨 후
연못에 빠져 허우적거리더니
온종일 졸졸 따라다니며 헤픈 달빛을 쏟아내는
너는 참말로 얄궂은 달이다
해가 뜨고 지기에 내 몸 하나 늙었거니 했더니만
달이 왔다 가기에 짊어진 세월을 재촉하려니 했건만
달도 차면 기우는지 바다의 물조차 비워내누나
오늘 뜬 저 달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엄지손가락으로 달을 가려보지만
달은 보질 않고 손가락만 쳐다보는
너는, 사람은…, 늘 그렇고 그런 존재라네
평생을 바쳐 끌어모은 재물들
남보다 더 잘 살고자 쌓아온 명예들
백년탐물 일조진(百年貪物 一朝盡)*이요
삼일수심 천재보(三日修心 千載寶)*인 것을…
아서라 말아라, 못난 인생이여!
해처럼 뜨거운 정열, 달님의 차가움에 식혀내고
마음 안에 담긴 욕심 털어내어 불사르려네.(120808)
* 백년탐물 일조진(百年貪物 一朝盡) : 백 년 동안 탐한 재물은 하루 아침의 티끌
* 삼일수심 천재보(三日修心 千載寶) : 사흘 동안 쌓은 마음 수양은 천 년의 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