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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애상(哀想)

靑松 권규학 2012. 6. 29. 00:50

 

 

중년의 애상(哀想) / 청송 권규학

 

 

흑룡(黑龍)의 뒤란*을 기웃거리다가

어느새

훌쩍, 한해의 반(半)을 떠나보냈습니다

 

까만 밤을 하얗게 밝힌 숱한 나날

불면(不眠)의 밤은 깊고도 깊어

그저 그렇게 세월 가는 줄도 몰랐나 봅니다

 

어느 곳에 발을 놓아야 할지

지금 디딘 이 땅이 어떤 곳인지

아무것도 모른 채 부화뇌동(附和雷同)한 세월

저만치 중년의 주름만 늘었습니다

 

큰 울음 울며 세상에 와서

더 큰 소망 이루려 달려온 나날

그 무엇도 이루지 못한 채

키만 훌쩍 키웠나 봅니다

 

띄엄띄엄

서녘 하늘에 노을이 깔립니다

금빛 노을입니다, 삶의 하늘 가득 풀어 흩어지는.(120629)

 

* 흑룡(黑龍)의 뒤란 : '흑룡(黑龍)의 해', 2012년을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