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마음에 피는 꽃
靑松 권규학
2012. 5. 18. 08:07
마음에 피는 꽃 / 청송 권규학
5월이면
봄과 여름 사이, 공간을 메우려고
아카시아 하얀 꽃이 흐드러진다
목련, 개나리, 산수유, 진달래
이른 봄꽃에 밀려난 설움 때문인지
꽃 비를 흩날리며 바삐 여름을 여는
그래서 그런지 여름엔 흰 꽃이 많다
길섶엔 함초롬 찔레꽃이 피고
가로(街路)엔 이팝꽃, 산기슭엔 조팝꽃이
저마다 앞다투어 꽃술을 흔들면
계절은 어느새 열풍(熱風)을 몰아온다
아마도 그때쯤이면
마음에도 예쁜 꽃 한 송이 필 것이다
울적할 땐 어긋나기로
유쾌할 땐 마주나기로
이것도 저것도 아닐 땐 돌려나기로
겹겹이 피고 지는 마음꽃 무리
5월엔 꼭 그러고 싶다
아카시아보다 더 희고 향기로운
사랑 꽃 한 송이 곱게 피워보련다.(12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