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겨울이야기(8)

靑松 권규학 2011. 12. 13. 15:25

 

 

겨울 이야기(8) / 청송 권규학

 

 

나풀거리던 호랑나비도

팔랑이던 고추잠자리도

하늘 저 멀리 떠나버린 계절

가을 끝, 겨울 시작입니다

 

파란 하늘 위에

잿빛 물감이 덧칠되고

산과 들에 겨울빛 물감이 들면

나도 몰래 먼 산 너머 꿈을 좇습니다

 

꿈이란 건 쫓아가긴 쉬워도

찾아내긴 어렵다기에

기회가 없을 걸 걱정하지 말고

준비되지 않음을 대비하라기에

 

바람의 꼬리를 잡고 부지런히 달렸건만

바람아, 너는 어찌

이토록 세차게 불다가도

어느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가.(11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