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마음의 늪

靑松 권규학 2011. 11. 2. 20:24

 

 

마음의 늪 / 청송 권규학

 

 

저기 저 아름다운 늪

늪에는 절망의 덩어리가 빠져 있다

아니, 절망이 빠진 게 아니라

사랑과 희망이 가득 잠겨 있다

 

누가 절망의 늪이라고 했는가

누가 희망의 늪이라고 우겼는가

마음이 약해질 땐 늪은 그저 늪일 뿐

그곳엔 절망도 희망도 없다

 

늪의 가장자리

그곳엔 절망의 찌꺼기가 숨어 있다

늪의 한가운데

그곳엔 희망의 불꽃이 용트림한다

 

가장 쉽고도 편한 곳

그곳엔 절망이 싹틀지 몰라도

가장 어렵고 힘든 곳

그곳엔 불꽃 같은 희망이 피어오른다

 

쉽게 이루어지는 일

그것은 결코 아름답다 할 수 없다

뼈를 깎는 아픔이 지나간 뒤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그런 것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란

포기하고 싶을 때 금방 포기하는 것이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란

포기해야 할 때 끝까지 버티는 것일 테니까.(111102)